1장. 0원 마케팅의 전제 조건

1.1 유입보다 리텐션을 먼저 확인합니다
마케팅 예산이 없는 초기 서비스는 항상 같은 고민을 합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알릴 수 있을까. 광고를 집행하면 좋겠지만 돈이 없습니다. SNS에 홍보 글을 올려도 조회수는 몇십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무료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습니다.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고, 지인에게 부탁하고, 블로그에 소개 글을 씁니다.
그런데 며칠 지나면 허탈함이 찾아옵니다. 분명히 방문자는 늘었는데 다시 오는 사람이 없습니다. 가입한 사용자도 며칠 후에는 접속하지 않습니다. 유입 활동을 멈추면 즉시 사용자 수가 떨어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마케팅을 더 열심히 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0원으로 10만 MAU(Monthly Active Users, 월간 활성 사용자)를 달성하기 전에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지금 서비스가 사용자를 붙잡을 수 있는 구조인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유입보다 리텐션이 먼저입니다. 구멍 난 양동이에 물을 부어봐야 고이지 않습니다.
1.1.1 유지율이 낮은 서비스가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
초기 서비스를 운영하다 보면 대부분 이런 패턴을 경험합니다. 열심히 홍보해서 100명이 방문했습니다. 그중 20명이 가입했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 재방문한 사람은 3명입니다. 일주일 후에는 1명도 남지 않습니다.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선택지는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계속 새로운 사람을 데려오는 것입니다. 100명이 왔다가 사라지면 또 100명을 데려옵니다. 매일 새로운 사용자를 유입시켜야 겨우 활성 사용자 수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왜 사람들이 떠나는지 원인을 찾아 고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초기 창업자는 첫 번째를 선택합니다. 왜냐하면 더 직관적이기 때문입니다. 사용자가 부족하니 더 많이 데려오면 된다는 논리는 단순합니다. 그래서 광고비를 모으거나, 바이럴 마케팅을 시도하거나, 인플루언서에게 협찬을 요청합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근본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유입시킨 사용자 중 대부분이 떠나는 구조에서는 성장이 누적되지 않습니다. 1월에 100명, 2월에 100명, 3월에 100명을 데려와도 활성 사용자는 10명을 넘기 어렵습니다. 성장 곡선이 우상향하지 않습니다.
실제 사례를 보겠습니다. 2019년 국내 한 독서 기록 스타트업의 사례입니다. 월간 신규 가입자는 꾸준히 500명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MAU는 200명 수준에서 정체되어 있었습니다. 분석해 보니 Day 7 리텐션(가입 후 7일째 재방문율)이 5% 미만이었습니다. 100명이 가입하면 일주일 후 95명은 이미 서비스를 떠난 상태였습니다.
운영자는 계속 블로그 리뷰를 받고 SNS 광고를 집행했습니다. 매달 500명씩 유입되었지만 그중 475명은 한 달 안에 이탈했습니다. 남는 것은 25명뿐이었습니다. 다음 달에도 같은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6개월 동안 3000명이 가입했지만 실제 활성 사용자는 200명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요. 첫 방문자가 책을 등록하는 과정이 너무 복잡했습니다. ISBN을 입력하고, 표지를 업로드하고, 독서 날짜를 선택해야 했습니다. 이 과정이 5분 이상 걸렸고, 대부분 중간에 포기했습니다. 겨우 등록을 마쳐도 다음에 다시 와야 할 이유가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기록만 저장되는 구조였습니다.
이 문제를 인식한 운영팀은 두 가지를 개선했습니다. 첫째는 바코드 스캔으로 책 등록을 30초 안에 끝낼 수 있게 하는 것이고, 둘째는 기록이 쌓이면 독서 패턴 분석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책 5권을 기록하면 나의 독서 취향이 나타나고, 10권을 기록하면 월별 독서량 그래프가 나타나고, 20권을 기록하면 다른 사용자들과 취향 비교가 가능해지도록 설계했습니다.
개선 후 3개월이 지나자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첫 책 등록 완료율이 20%에서 65%로 상승했습니다. Day 7 리텐션도 5%에서 28%로 개선되었습니다. 같은 월간 신규 가입자 500명으로도 MAU는 850명까지 올랐습니다. 유입량은 그대로인데 성장이 시작된 겁니다.
이 서비스가 성장하려면 어떻게 해야 했을까요. 더 많은 유입이 필요했을까요. 아닙니다. 필요한 건 리텐션을 높이는 것이었습니다. Day 7 리텐션을 5%에서 30%로 올리면 같은 유입으로도 MAU는 1000명 이상으로 늘어납니다. 유입량을 두 배로 늘리는 것보다 리텐션을 여섯 배로 개선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그렇다면 리텐션은 어떻게 측정할까요. 실제 서비스 운영에서 리텐션을 확인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지표는 Day 1, Day 7, Day 30 리텐션입니다. Day 1 리텐션은 가입 다음 날 다시 방문한 비율입니다. 100명이 가입했는데 다음 날 40명이 방문했다면 Day 1 리텐션은 40%입니다. Day 7 리텐션은 가입 후 7일째 방문 비율입니다. Day 30 리텐션은 가입 후 30일째 방문 비율입니다.
업종별로 적정 기준이 다릅니다. SNS나 커뮤니티 서비스는 Day 1 리텐션이 50% 이상이어야 합니다. 매일 사용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입니다. 생산성 도구나 유틸리티 앱은 Day 1 리텐션이 30% 정도여도 괜찮습니다. 매일 쓰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게임은 Day 1 리텐션이 40% 이상이어야 합니다. 게임은 첫날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영원히 돌아오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보는 벤치마크는 이렇습니다. Day 1 리텐션 40%, Day 7 리텐션 25%, Day 30 리텐션 15%. 이 정도면 성장 가능한 구조입니다. 만약 Day 7 리텐션이 10% 미만이라면 마케팅보다 제품 개선이 먼저입니다.
다만 이 수치는 서비스 유형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앞서 제시한 Day 7 리텐션 25%는 일반적인 기준이며, 소비자 앱이라면 10-15%도 양호한 수준입니다.
다음은 산업별 리텐션 벤치마크입니다. SaaS는 Software as a Service의 약자로, 웹 기반으로 제공되는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의미합니다.
| 서비스 유형 | Day 1 | Day 7 | Day 30 |
|---|---|---|---|
| 모바일 게임 | 30-40% | 15-20% | 4-10% |
| 소비자 앱 | 25-30% | 10-15% | 5-7% |
| SaaS (중소기업) | 40-60% | 25-35% | 15-25% |
| 엔터프라이즈 SaaS | 50-70% | 30-45% | 20-35% |
절대적인 수치보다 중요한 것은 시간에 따른 개선 추세입니다. 이번 달 Day 7 리텐션이 지난달보다 2%p 올랐다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입니다.
리텐션은 Google Analytics 4(GA4), Mixpanel, Amplitude 같은 분석 도구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초기 서비스라면 GA4로 시작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무료이고, 코호트 탐색 기능으로 Day 1, Day 7, Day 30 리텐션을 모두 측정할 수 있습니다. MAU가 5000명 이상이 되면 Mixpanel이나 Amplitude의 고급 분석 기능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리텐션이 낮은 상태에서 유입에만 집중하면 세 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첫째, 자원이 낭비됩니다. 유입시킨 사용자 대부분이 떠나므로 유입 활동에 쓴 시간과 비용이 허공에 날아갑니다. 돈이 있어도 문제인데 돈이 없으면 더 치명적입니다. 블로그 글 하나 쓰는 데 3시간이 걸립니다. 그 글로 50명이 유입되었는데 이틀 후 49명이 떠났다면 3시간이 낭비된 것입니다. 초기 창업자에게 시간은 가장 소중한 자원입니다. 성과 없는 유입 활동에 시간을 쓰는 것은 생존 시간을 줄이는 것과 같습니다.
둘째, 성장 속도가 느립니다. 매달 신규 유입이 있어도 이탈하는 속도가 비슷하면 절대적인 사용자 수는 정체됩니다. 1월에 100명, 2월에 120명, 3월에 150명을 유입시켜도 실제 MAU는 80명에서 90명 사이를 오갑니다. 성장 곡선이 평평합니다. 6개월이 지나도 사용자 수는 100명을 넘지 못합니다. 투자자나 파트너에게 보여줄 만한 성장 지표가 나오지 않습니다.
셋째, 개선 신호를 놓칩니다. 유입에만 집중하면 사용자가 왜 떠나는지 원인을 파악할 시간이 없습니다. 계속 새로운 사람을 데려오느라 기존 사용자가 왜 이탈했는지 분석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같은 문제가 반복됩니다. 3개월 후에도, 6개월 후에도 같은 이유로 사용자가 떠납니다. 제품은 개선되지 않고 시간만 흐릅니다.
반대로 리텐션이 높으면 성장은 누적됩니다. 1월에 유입된 100명 중 70명이 남고, 2월에 유입된 100명 중 70명이 남으면 누적 사용자는 140명입니다. 3월에 100명을 더 데려오면 210명이 됩니다. 같은 유입량으로도 성장 속도가 훨씬 빠릅니다.
구체적인 사례로 비교해 보겠습니다. A 서비스와 B 서비스가 있습니다. 둘 다 월간 신규 가입자가 200명으로 같습니다. 하지만 리텐션이 다릅니다.
A 서비스는 Day 7 리텐션이 10%입니다. 200명이 가입하면 일주일 후 20명만 남습니다. 나머지 180명은 떠납니다. 3개월 후 누적 가입자는 600명이지만 실제 활성 사용자는 60명 수준입니다.
B 서비스는 Day 7 리텐션이 40%입니다. 200명이 가입하면 일주일 후 80명이 남습니다. 3개월 후 누적 가입자는 600명이지만 실제 활성 사용자는 240명입니다. 같은 유입으로 4배의 성장을 만들었습니다.
다음 그림은 리텐션에 따라 성장 곡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여줍니다.

A 서비스는 매월 100명씩 신규 유입이 있지만 활성 사용자 수는 정체됩니다. 반면 B 서비스는 같은 유입량으로도 활성 사용자가 계속 누적되어 우상향 곡선을 그립니다. 리텐션이 낮으면 유입 노력이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고, 리텐션이 높으면 같은 노력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합니다.
6개월 후 차이는 더 벌어집니다. A 서비스는 여전히 70~80명 수준에 머뭅니다. B 서비스는 500명을 넘어섭니다. 1년 후 A 서비스는 100명, B 서비스는 1000명입니다. 같은 유입 노력으로 10배 차이가 납니다.
이 차이는 마케팅 예산으로 메울 수 없습니다. A 서비스가 유입을 두 배로 늘려도 B 서비스를 따라잡지 못합니다. 리텐션이 낮으면 유입을 아무리 늘려도 성장 속도는 느립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먼저 10명을 진짜로 사랑하게 만들어라. 그다음 100명, 그다음 1000명을 사랑하게 만들어라." 처음부터 100만 명을 대상으로 마케팅하지 말고 10명이 정말 좋아하는 서비스를 만들라는 의미입니다. 10명이 좋아하지 않는 서비스는 100만 명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10명을 사랑하게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추상적인 격언이 아니라 실행 가능한 단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최초 10명과 직접 대화합니다. 카카오톡으로 피드백을 받고, 화상 통화로 사용 과정을 관찰합니다. 이메일이나 설문조사가 아니라 1대1 대화입니다. 어떤 상황에서 서비스를 사용하는지, 어떤 부분이 불편한지, 왜 다시 오지 않는지를 직접 물어봅니다. 설문조사는 표면적인 답만 얻지만 대화는 진짜 이유를 알려줍니다.
둘째, 이들이 요청하는 개선 사항을 48시간 안에 반영합니다. 버그를 고치고, 불편한 UI를 수정하고, 필요한 기능을 추가합니다. 빠른 반응 자체가 신뢰를 만듭니다. 사용자는 자신의 피드백이 즉시 반영되는 경험을 하면 서비스에 애정을 갖게 됩니다. 이것은 대규모로는 불가능한 방식이지만 초기 10명에게는 가능합니다.
셋째, 이들이 왜 서비스를 계속 쓰는지 정확히 파악합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하는지, 어느 순간에 가치를 느끼는지를 관찰합니다. 이것이 바로 아하 모먼트입니다. 이 순간을 찾아내면 다음 100명, 1000명에게도 같은 경험을 빠르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리텐션이 낮은 서비스는 아직 사용자가 사랑할 만한 이유를 찾지 못한 상태입니다. 이 상태에서 유입을 늘리면 더 많은 사람에게 실망을 안겨줄 뿐입니다. 마케팅은 그 이후의 문제입니다.
1.1.2 첫 방문 이후 재방문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
리텐션이 낮은 서비스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 방문 이후 재방문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사용자가 한 번 와서 둘러보고 나면 다시 올 필요를 느끼지 못합니다.
왜 그럴까요. 대부분의 경우 서비스가 제공하는 가치가 일회성이기 때문입니다. 한 번 경험하면 끝입니다. 또는 가치를 경험하기까지 너무 오래 걸립니다. 첫 방문에서는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떠납니다.
구체적인 예를 보겠습니다. 어떤 사람이 영어 단어 학습 앱을 만들었습니다. 사용자가 처음 앱을 열면 로그인 화면이 나옵니다. 가입하면 레벨 테스트를 합니다. 테스트를 마치면 학습 플랜이 생성됩니다. 여기까지 5분이 걸립니다. 그리고 첫 번째 단어 학습을 시작합니다.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사용자는 5분 동안 아무런 가치를 얻지 못했습니다. 로그인하고, 테스트 받고, 플랜을 설정했지만 실제로 단어를 외우거나 영어 실력이 늘어나는 경험은 하지 못했습니다. 앱을 닫습니다. 내일 다시 열 동기가 약합니다.
비교해 보겠습니다. Duolingo는 가입 전에도 첫 레슨을 바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앱을 열고 30초 안에 첫 문제를 풉니다. 정답을 맞히면 즉시 피드백이 나옵니다. 틀려도 바로 설명이 나옵니다. 3분 안에 5개 문장을 배우고 성취감을 느낍니다. 그 상태에서 가입을 유도합니다. "지금까지 진행 상황을 저장하시겠습니까?" 이미 가치를 경험했기 때문에 가입할 동기가 생깁니다.
첫 번째 앱은 가치 전달이 느립니다. 두 번째 앱은 가치 전달이 빠릅니다. 차이는 명확합니다. 사용자는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첫 3분 안에 가치를 보여주지 못하면 떠납니다.
또 다른 패턴이 있습니다. 가치를 경험했지만 반복할 이유가 없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서비스가 "내 얼굴로 AI 캐리커처 만들기"를 제공한다고 가정합니다. 사용자는 사진을 업로드하고 5분 후 재미있는 캐리커처를 받습니다. 만족합니다. SNS에 공유합니다.
그리고 끝입니다. 다음 날 다시 방문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미 캐리커처를 만들어 봤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세 번째로 만들어도 첫 번째만큼 재미있지 않습니다. 서비스가 제공하는 가치가 일회성입니다.
실제로 이런 일이 2023년 초에 많이 일어났습니다. AI 프로필 사진 생성 서비스가 유행했습니다. Lensa AI 같은 앱이 대표적입니다. 사용자는 사진을 업로드하고 AI가 생성한 멋진 프로필 사진을 받았습니다. 첫 경험은 놀라웠습니다. SNS에 공유하고 친구들에게 추천했습니다.
하지만 한 달 후 대부분 사용자가 떠났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프로필 사진을 매일 만들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한 번 만들어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으면 끝입니다. 앱은 순간적으로 수백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지만 MAU(월간 활성 사용자)는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이런 서비스는 바이럴로 순간적인 유입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리텐션은 낮습니다. 한 번 경험하면 재방문 동기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MAU는 늘지 않습니다. 매달 새로운 사용자가 와서 한 번 쓰고 떠나는 패턴이 반복됩니다.
일회성 서비스를 반복 사용 서비스로 바꾸려면 새로운 가치를 계속 추가하거나, 사용 맥락을 바꿔야 합니다. 캐리커처 서비스라면 매주 새로운 스타일을 추가하거나, 친구와 함께 만들 수 있는 기능을 넣거나, 만든 캐리커처로 스티커를 만들 수 있게 확장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일회성 가치는 반복 사용으로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재방문이 발생하려면 두 가지 조건 중 하나를 만족해야 합니다.
첫째, 서비스 사용이 습관이 되어야 합니다.
습관은 의식적인 결정 없이 자동으로 실행되는 행동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휴대폰을 확인하는 것, 출근길에 뉴스를 보는 것, 저녁 식사 후 유튜브를 여는 것. 이런 행동들은 생각하지 않고도 합니다. 서비스가 이런 습관의 일부가 되면 리텐션은 자동으로 높아집니다.
습관이 형성되는 메커니즘은 세 단계로 작동합니다. 트리거, 행동, 보상입니다. 트리거는 행동을 시작하게 만드는 신호입니다. 특정 시간, 특정 장소, 특정 감정이 트리거가 됩니다. 행동은 트리거에 반응해서 하는 활동입니다. 보상은 행동의 결과로 얻는 긍정적인 경험입니다.
다음 그림은 습관 형성 메커니즘이 어떻게 순환하는지 보여줍니다.

트리거가 행동을 유도하고, 행동이 보상을 제공하고, 보상이 다음 트리거를 강화하는 순환 구조입니다. 이 루프가 7일 이상 반복되면 의식적인 결정 없이도 자동으로 실행되는 습관이 형성됩니다.
예를 들어 Duolingo를 보겠습니다. 트리거는 매일 저녁 9시에 오는 푸시 알림입니다. "연속 학습 기록을 이어가세요." 행동은 앱을 열고 3분짜리 레슨을 하나 완료하는 것입니다. 보상은 즉각적입니다. 연속 학습 일수가 하나 늘어납니다. XP 포인트를 받습니다. "Great job!"이라는 칭찬이 나타납니다.
이 루프가 7일 이상 반복되면 습관이 됩니다. 푸시 알림이 오지 않아도 저녁 9시가 되면 자동으로 앱을 엽니다. 하루라도 안 하면 뭔가 빠진 느낌이 듭니다. 이 상태가 되면 사용자는 거의 떠나지 않습니다.
습관을 만들려면 세 가지를 설계해야 합니다. 첫째, 명확한 트리거를 설정합니다. "매일 아침 7시", "출근할 때", "저녁 식사 후" 같은 구체적인 시간이나 상황을 제안합니다. 둘째, 행동을 최소화합니다. 3분 안에 끝낼 수 있어야 합니다. 셋째, 즉각적인 보상을 제공합니다. 완료 후 바로 긍정적인 피드백이 나타나야 합니다.
운동 기록 앱 Strava는 이 구조를 잘 활용합니다. 아침 러닝을 마치면 즉시 기록이 저장됩니다. 친구들이 좋아요를 누릅니다. 주간 거리 목표가 업데이트됩니다. 이 보상이 즉각적이기 때문에 다음 날도 뛰고 싶어집니다. 일주일만 반복되면 러닝 앱을 켜지 않고는 달리기를 시작하지 않게 됩니다.
둘째, 서비스에 축적되는 가치가 있어야 합니다.
사용할수록 데이터가 쌓이고, 쌓인 데이터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을 네트워크 효과나 데이터 효과라고 부릅니다. 처음 사용할 때는 큰 매력이 없었는데 10번, 20번 사용하면 점점 더 유용해지는 구조입니다.
축적되는 가치는 크게 세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다음 그림은 축적되는 가치의 세 가지 유형을 보여줍니다.

첫 번째는 콘텐츠 축적입니다. 독서 기록 앱에서 책을 10권 기록하면 나만의 독서 히스토리가 생깁니다. 20권을 기록하면 독서 패턴 분석이 가능해집니다. 50권을 기록하면 연도별, 장르별 통계가 나타납니다. 이 데이터는 다른 서비스로 옮길 수 없습니다. 쌓인 데이터가 많을수록 서비스를 떠나기 어려워집니다. 이걸 전환 비용(Switching Cost)이라고 합니다.
두 번째는 관계 축적입니다. SNS에서 친구가 10명일 때와 100명일 때 경험이 다릅니다. 100명과 연결되어 있으면 다른 SNS로 옮기기 어렵습니다. 모든 친구를 다시 찾아서 추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LinkedIn이 이 구조로 성장했습니다. 프로필을 작성하고 동료 50명과 연결되면 이미 떠나기 어려운 상태가 됩니다.
세 번째는 설정 축적입니다. 사용자가 자신의 취향, 설정, 선호를 입력하면 서비스가 점점 더 맞춤화됩니다. Netflix는 처음에는 만족도가 높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추천해 주지 못합니다. 하지만 영화를 10편 보고 나면 추천이 정확해집니다. 50편을 보고 나면 취향을 완벽히 파악합니다. 이 상태에서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로 옮기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래서 떠나지 않습니다.
이 세 가지 축적 유형은 모두 사용할수록 가치가 증가하고, 증가한 가치는 사용자가 서비스를 떠나기 어렵게 만듭니다. 결과적으로 리텐션이 향상됩니다.
반대로 매번 초기화되는 서비스는 리텐션이 낮습니다. 어제 한 행동이 오늘 경험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10번 사용한 사람이나 1번 사용한 사람이나 경험이 똑같습니다. 충성 사용자가 생기지 않습니다.
스트라바(Strava)가 이 원리를 구현한 사례입니다. 스트라바는 운동 기록 앱으로 시작했지만, "세그먼트"라는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특정 구간에서 자신의 기록을 다른 사용자와 비교할 수 있고, 그 구간의 왕관(KOM/QOM)을 차지할 수 있습니다. 10번 운동한 사람과 100번 운동한 사람은 누적 데이터와 세그먼트 기록이 완전히 다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기록을 쌓고, 친구들과 경쟁하기 위해 매일 방문합니다.
이 사례에서 배울 점은 명확합니다. 축적되는 가치를 설계하지 않으면 사용자는 떠납니다. 하지만 사용할수록 쌓이는 무언가를 만들면 사용자는 스스로 돌아옵니다. 이것이 리텐션을 올리는 가장 강력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많은 성공한 서비스들이 이 원리를 사용합니다. Notion은 처음에는 빈 페이지입니다. 하지만 문서를 10개, 20개 만들고 나면 나만의 작업 공간이 됩니다. 템플릿을 설정하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나면 다른 노트 앱으로 옮기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집니다. Spotify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그냥 음악 앱입니다. 하지만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고 좋아하는 곡을 추가하고 나면 개인화된 음악 라이브러리가 됩니다. 이걸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로 옮기려면 수백 곡을 다시 찾아야 합니다.
축적되는 가치를 설계할 때 주의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너무 늦게 나타나면 안 됩니다. 처음 사용할 때부터 "이거 계속 쓰면 뭔가 쌓이겠구나"라는 느낌을 주어야 합니다. 10번 사용한 후에야 가치가 나타나면 대부분은 그 전에 떠납니다. 첫 사용에서부터 축적의 시작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운동 기록 앱을 만든다고 가정합니다. 첫 운동을 기록하면 그냥 "저장되었습니다"만 보여주면 안 됩니다. 대신 이렇게 보여줍니다. "첫 번째 운동 완료! 이번 주 목표 3회 중 1회 달성" 그리고 주간 달력에 첫 번째 체크가 표시됩니다. 사용자는 즉시 알게 됩니다. 이 앱은 내 운동 기록을 쌓아가는 공간이구나.
두 번째 운동을 기록하면 더 많은 정보가 나타납니다. "2회 연속 달성! 다음 운동까지 1회 남았습니다." 세 번째 운동을 완료하면 "이번 주 목표 달성! 지난주보다 1회 더 많이 운동했습니다." 이런 피드백이 즉시 나타나면 사용자는 기록을 계속 쌓고 싶어집니다.
반대로 10번 운동한 후에야 "이제 통계를 볼 수 있습니다"라고 하면 늦습니다. 대부분은 그 전에 이미 떠났습니다. 축적의 가치는 첫 사용부터 보여줘야 합니다.
정리하면 재방문이 발생하지 않는 서비스는 두 가지 문제 중 하나를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첫 방문에서 가치를 빠르게 전달하지 못합니다. 둘째, 반복 사용할 이유를 제공하지 못합니다. 이 두 가지를 해결하지 않으면 아무리 유입을 늘려도 성장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순서로 개선해야 할까요. 리텐션을 올리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선순위가 있습니다.
첫 번째 우선순위: 첫 3분 안에 가치 전달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첫 방문에서 가치를 빠르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사용자가 3분 안에 "아, 이거 좋은데"라고 느끼는 순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걸 아하 모먼트라고 부릅니다. 아하 모먼트를 경험한 사용자는 재방문 확률이 3배 이상 높습니다.
Dropbox는 가입 후 첫 파일을 업로드하고 다른 기기에서 동기화되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이 아하 모먼트입니다. 이 경험을 3분 안에 만들기 위해 가입 과정을 최소화하고, 설치를 쉽게 만들고, 튜토리얼을 짧게 유지합니다. Slack은 첫 메시지를 보내고 동료가 즉시 응답하는 순간이 아하 모먼트입니다. 이 경험을 빠르게 만들기 위해 초대 프로세스를 단순화하고, 첫 메시지 작성을 유도합니다.
아하 모먼트가 없으면 다른 모든 개선은 의미가 없습니다. 가치를 느끼지 못한 사용자는 절대 돌아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하 모먼트를 찾고 빠르게 전달하는 것이 리텐션 개선의 첫 단계입니다.
두 번째 우선순위: 습관 형성 메커니즘
아하 모먼트를 경험한 사용자가 다시 오게 만들려면 습관을 설계해야 합니다. 앞서 설명한 트리거-행동-보상 루프를 구현합니다. 특정 시간에 푸시 알림을 보내거나, 특정 상황을 트리거로 만듭니다. 행동은 3분 안에 끝낼 수 있을 정도로 가볍게 만듭니다. 보상은 즉각적으로 제공합니다.
습관 형성은 7일 안에 일어납니다. 7일 동안 3회 이상 사용하면 습관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7일 안에 재방문하지 않으면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Day 7 리텐션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많은 서비스가 7일째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Facebook은 초기에 "10 friends in 7 days" 지표를 만들었습니다. 7일 안에 친구 10명을 추가한 사용자는 장기 사용자가 될 확률이 80% 이상이었습니다. 이 지표를 찾은 후 모든 제품 개선이 이 목표에 집중되었습니다. 가입 과정에서 친구 찾기를 유도하고, 친구 추천 알고리즘을 개선하고, 친구 추가를 완료하면 즉시 피드를 보여주었습니다. Twitter도 비슷하게 7일 안에 30명을 팔로우한 사용자가 장기 사용자가 된다는 지표를 찾아 가입 시 팔로우 추천을 강화했습니다.
세 번째 우선순위: 축적되는 가치 설계
습관이 형성되면 이제 장기 리텐션을 위한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사용할수록 데이터가 쌓이고, 쌓인 데이터가 가치를 만드는 구조입니다. 콘텐츠, 관계, 설정 중 하나 이상을 축적하게 만듭니다.
축적은 즉시 보이지 않아도 됩니다. 처음에는 작은 변화만 있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사용자가 "계속 쓰면 뭔가 쌓이겠구나"라는 느낌을 받는 것입니다. 이 느낌이 있으면 장기 사용자가 됩니다.
이 세 가지를 순서대로 개선하면 리텐션은 자연스럽게 올라갑니다. 유입 마케팅은 그 다음입니다.
1.1.3 정리
유입보다 리텐션이 먼저입니다. 사용자를 붙잡을 수 없는 서비스에 마케팅 예산을 쓰는 건 구멍 난 양동이에 물을 붓는 것과 같습니다. 0원 마케팅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지금 서비스가 사용자를 다시 오게 만드는 구조인지입니다.
지금 내 서비스가 마케팅을 시작할 준비가 되었는지 체크해 보세요.
리텐션 체크리스트
- Day 1 리텐션이 40% 이상인가?
- Day 7 리텐션이 25% 이상인가?
- 월간 활성 사용자가 증가 추세인가?
재방문 동기 체크리스트
- 첫 3분 안에 가치를 전달하는가?
- 매일 또는 주기적으로 사용할 이유가 있는가? (습관)
- 사용할수록 데이터가 쌓이는 구조인가? (축적)
이 중 하나라도 아니라면 유입 마케팅보다 제품 개선이 먼저입니다.
리텐션이 낮으면 성장은 누적되지 않습니다. 매달 새로운 사람을 데려와도 대부분 떠나기 때문에 활성 사용자 수는 정체됩니다. 같은 유입량으로 10배의 성장을 만들고 싶다면 리텐션을 먼저 개선해야 합니다.
재방문이 발생하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첫 방문에서 가치를 빠르게 전달하지 못합니다. 둘째, 반복 사용할 동기를 제공하지 못합니다. 습관을 만들거나 축적되는 가치를 설계하면 리텐션은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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